한라산을 다녀온 뒤, 설산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는 여름눈입니다.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우연치 않게 사진 한 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사진엔, 머릿돌이 있었고, 그 머릿돌에는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라는 문구가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 적혀있는 문구는,
"지리산 천왕봉 1915m"

네.
대한민국 에서 한라산 백록담 다음으로 높고, 본토에서 가장 높은 지리산 천왕봉 머릿돌에 적혀있는 문구입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한국인의 기상을, 직접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보고 느끼고 왔습니다.



그럼, 여름눈의 지리산 천왕봉 당일치기 산행기. 시작하겠습니다.



여름눈이 이번 지리산행에 이용한 등반코스는, 위 지도의 파란색 선 입니다.
백무동-5.8km-장터목-1.7km-천왕봉-5.4km-중산리. 전체 12.9키로 코스.
아래 자세한 로그를 올리겠지만, 위 지도에서 보이는 그래프를 잘 보시면, 대충의 코스 난이도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록색 영역은 고도, 파란색 영역은 속도 입니다.)

참고로, 백무동-장터목-천왕봉-중산리 코스는 모두 A랭크의 비교적 어려운 코스 입니다. 
다른 코스들보단 비교적 편하고 빨리 천왕봉에 오를 수 있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쉬운 코스라는 뜻은 아닙니다.



위는, 지리산 국립공원에 나와있는 지도입니다.
백무동 코스를 이용한 천왕복 루트를 안내하고 있는데요, 쇼요시간 7시간 30분..
등산에 서투르거나 체력에 자신 없으신 분은 저기에서 두어시간 더 보태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식사시간 제외이니, 끼니당 한시간씩 더해야 합니다.

실제로, 등산경력 얼마 되지 않는데다 체력까지 저질인 여름눈의 경우에는,
새벽 3시 40분에 등반 시작해서 오후 4시 10분에 하산 완료했습니다. 즉, 12시간 30분 걸렸단 말이지요.
(백무동 시외버스정류소에서 중산리 시외버스정류소까지 걸린 시간이고, 아침 점심 두 끼 식사시간 포함입니다.)

웃긴건,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 위 지도에선 1시간으로 적혀있지만,
막상 현지에 도착해서 안내판을 보면 1시간40분으로 적혀있습니다.
현지에 적혀있는 시간이 오히려 더 정확한 것 같네요.
그러니 위 지도의 예상시간은, 그냥 참고 정도만 하시기 바랍니다.



2010년 1월 25일.
집에서 요즘 열감하고 있는 파스타를 보고, 버스를 타기 위해 동서울 터미널로 갔습니다.
혹시 모르니, 티켓은 미리 예매를 해놓았습니다.
동서울에서 지리산으로 가는 버스는 아래의 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위 표에 나오는 시간표가 동서울에서 지리산 백무동으로 가는 정기편입니다.
배차간격이 달라질 수 있으니, 위 표는 참고만 하시고, 정확한 사항은 동서울터미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실질적으로, 당일치기로 천왕봉을 볼 수 있는 버스노선은 24시 출발 심야편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 외, 세석대피소나 장터목대피소에서 1박하는 여정일 경우에도, 8시20분과 10시30분 이외엔 이용할 버스편이 없네요. 



드디어 매표소에서 예매했던 티켓을 실물로 교환하고, 동서울터미널에서 딱 한군데 문 열고 있는 편의점에서 라면과 삼각김밥, 음료수 등을 샀습니다.
(내심 롯데리아가 문 열고 있기를 바랬었는데.. 아쉽네요..)

식량도 준비되었으니, 이젠 버스에 몸을 싣고 출발함니다.
정각에 출발한 버스는, 정확히 3시간 35분 뒤에 지리산에 도착했습니다.. ^^



버스는 백무동 정류소에 멈처서고... 사람들은 내립니다.
근데, 정류소에 불이 켜져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화장실 문도 잠겨있습니다.. ㅠㅜ
근처 가게들도 영업하지 않고, 불빛이라곤 국립공원에서 설치한 전광판 정도.
공기도 맑고, 별도 많이 보이고.. 좋습니다.

불빛이 없으니, 일단 바로 베낭에서 헤드렌턴부터 꺼내고, 이것저것 등산준비를 마친 뒤,
아이폰에 깔아둔 RunKeeper 프로그램을 실행합니다.
위 이미지는, 런키퍼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실시간 측정된 데이터로, 아이폰(터치)에서도 위 내용을 간단히 확인할 수 있고,
인터넷 http://runkeeper.com 에서 더욱 자세한 내용을 보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위 프로그램의 사용기는, 작성중이므로, 작성 되는대로 이 곳에 링크 거는 방법으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백무동 시외버스 정류소에서 장터목 대피소 까지의 GPS실측 거리는 6.73km입니다.
거의 1,100m의 고도차이를 등반해야 하는 코스. 단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칼로리 소비량.. 장난 아닙니다.
몸무게값을 기본값으로 놔두는 실수를 해서, 아마 저것보다 더 많은 칼로리가 소비되었겠지만,
저 상태만 놓고 보더라도 성인 1일 기초 소모 칼로리와 비슷합니다.. ^^



일기예보상,오전까지 춥다가 오후부터 날씨가 풀린다고 했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등반 시작한 30분 부터 물백의 호스가 얼어서 물이 안나오기 시작합니다.
한번씩 물 마시려고 멈춰서서 호스 녹이고 하는 촌짓을 하며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시간이 더 걸렸던 듯 하네요..
비니에 땀이 맺히고, 바로 얼어버려서 사진에 하얗게 보이네요.. ^^

혹시 몰라서 가져간 바라크라바가 새벽에 큰 도움이 되긴 했습니다만,
어째서인지.. 은행강도의 느낌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ㅎㅎ

야간산행은 처음이었는데요,
불빛 하나 없는 산 속에서 혼자 걷는데다, 주위에서 간헐적으로 들리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들..
그리고, 곳곳에 붙어있는 곰을 만났을 때 대처요령 등의 현수막을 보면서 가니 꽤 무서웠습니다.. ^^

여담이지만,
코베아 이스케이프 코펠..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1리터의 크기임에도 공간사용이 잘 되어있고, 무엇보다 코펠 안에 버너와 가스를 넣을 수 있게 설계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산행에서는 32리터 베낭 안에 모든게 다 들어가고도 공간이 남아 꽤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슬슬.. 동이 트고 있습니다.
원래 계획은 장터목에서 일출을 보는 것이었는데...
백무동-장터목 구간의 난이도를, 조금 낮춰 잡고 초반에 페이스를 올렸던 것이 화근이 되어,
결국 장터목에서 일출을 보지 못하고, 중간에서 해가 뜨고 말았습니다.



드디어, 장터목 대피소가 보입니다.
저 때의 느낌은.. 겪어본 사람 만이 알 수 있을껍니다.. ㅎㅎ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길에 끝이 보이는 그 기분이란.. ^^



이미 해는 떴습니다.
장터목에 도착하면, 이런 장관이 지친 몸을 반겨줍니다.
맑은 하늘에, 연무로 인해 환상적인 절경을 보여줍니다.

페이스 조절 잘 해서.. 30분만 일찍 도착할 수 있었으면.. 일출의 장관을 볼 수 있었을텐데..



드디어.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아침식사시간입니다.. ^^
오늘의 아침은, 참치 넣은 신라면 곱배기. ㅎㅎ
바로 이겁니다.. 이 때를 위해 산행을 하는 것입니다.. ㅋ
단백질 보충을 위해 참치넣어서 고소해진 라면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뱃속은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

불 주위에 얼어붙어 고생했던 물백을 빨리 녹으라고 꺼내놓습니다.
물백에 물 2리터를 넣어 갔었는데, 장터목까지 오면서 0.5리터 마시고, 라면 끓이는데 0.7리터 사용했습니다.
물이 절반도 남지 않았습니다. ㅎ



식사를 마치고, 간이설겆이 하고, 꽉꽉 채워넣은 뱃속을 소화시키기 위해 장터목에서 휴식시간을 갖습니다.

식사하기 전과 사뭇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장터목.
아침 어스름이 완전 없어지고, 맑고 화창한 하늘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리저리 둘러보고, 셀카(ㅡㅡ)도 찍고, 슬슬 출발합니다.

천왕봉으로.




장터목에서 천왕봉 까지는, 꽤 짧은 거리 입니다.
해발고도 270m만 오르면 되는 코스.
장터목에서 제석봉을 오르고, 조금 내려온 뒤 다시 천왕봉을 오르게 됩니다.

위 그래프를 보듯이, 제석봉까지의 구간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석봉을 지나고 나서부터 본격적인 천왕봉 구간에 진입하면, 길이 좀 험해집니다.
전반적인 난이도는, 백무동-장터목 구간 난이도의 80% 정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장터목에서 천왕봉을 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제석봉을 오르며 보이는 풍경.
여기서 부터 고사목이 꽤 보이기 시작합니다.
근현대 지리산 역사의 아픈 기억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찍는다는 통천문 입니다..
누구에게나 허락하지 않는 문이라고 합니다만,
저에게도 허락한 것을 보니, 생각보다 꽤 쉬운 문이라 생각합니다.. ^^



통천문만 지나면, 이제 금방 천왕봉 정상입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러면서 10분을 끄역끄역 올라가면,,,

이런 최고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산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만 보여준다.
정말 멋지고, 공감하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머릿돌 입니다.

백무동에서 부터 무려 8,230미터의 길을 따라, 해발고도 1,394미터를 올라왔습니다.
지금 있는 천왕봉은 해발고도 1,915미터 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 백록담과, 두번째로 높은 지리산 천왕봉.
두 곳 모두를, 여름눈의 두 다리로, 직접 걸어 올랐습니다.

내 발 아래에, 세상이 있습니다.
지금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나보다 밑에 있습니다.



그토록 보고싶었던,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된다' 입니다.
실제로 보니, 그 감동이 더합니다.

신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시련만을 안겨준다고 합니다.
천왕봉을 오르며, 그 만큼의 시련은 극복하였습니다.
앞으로 많이 남은 인생의 시련도, 마찬가지로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깁니다.



천왕봉 인증 ㅋㅋㅋ
저거 한장 찍으려고, 아무도 없는 천왕봉에서 사진 찍어줄 사람을 30분 동안 기다렸습니다.
근데 찍고나니, 그렇게 잘 나오진 않았어요 ㅎㅎ
라면먹고 좀 자서 그런지, 얼굴이 땡땡 부어있습니다 ㅋ




어찌된 영문인지, 아무리 평일이라고 해도, 천왕봉에 사람 한명 없습니다..
분명, 장터목엔 사람이 엄청 많은데 말이지요.. 왜 안올라오는거지..? ㅡㅡ;;

인증사진 찍어줄 사람 아무나 올 때 까지 기다리다가,
너무나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만 담기도 뭐해서, 동영상도 한번 찍었습니다.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가는 루트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제가 진행했던, 천왕봉-중산리 코스이고,
두번째는, 천왕봉-장터목-중산리 코스 입니다.

위의 그래프가 보여주듯이, 천왕봉-중산리 코스는, 엄청난 경사도를 보여줍니다.
보통은 하산길이 정말 수월하지만, 이번 코스는, 하산 코스도 절대 수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코스로 등반하는 것이 더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근데 그렇진 않은것 같은게,, 중산리에서 천왕봉 오르는 한 여성 등산객은 너무 힘들어 울면서 오르고 계셨으니까요.. ^^;;)

하산 거리가 조금 더 길고, 장터목까지 왔던길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보다 편한 하산길을 원할 경우엔, 천왕봉-장터목-중산리 코스를 이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아이폰에 보조배터리까지 물려가며 작성한 로그인데..
결국, 로터라 대피소에 도착하면서 배터리 아웃.
다음엔 보조배터리를 두 개 들고 산에 올라야겠습니다.. ^^;; 

로터리 대피소 까지의 로그가 저렇고, 중산리 까지는, 저런 길이 아직 두 배는 남아있습니다.




인증사진도 찍었겠다...
이젠 하산합니다.

사진에서, 저 멀리, 가운데 보이는 군락이 중산리 입니다.
거의 수직코스로, 중산리까지 내려갑니다.
말은 쉽지만, 막상 하산길 접어들면서 부터 막막해지기 시작합니다.. ^^;;



하산길에 너무 집중해서인지.. 사진이 없네요...
로터리 대피소 바로 위에 있는 법계사 입니다.
중산리의 험한 산세에서, 물 보급이 가능한 두 포인트 중 한 곳 입니다.
(아.. 로터리 대피소에서 물을 살 수 있으니, 포인트는 세 곳이 되겠네요..)



로타리 대피소에 도착.
배가 많이 고픕니다. ㅎㅎ
이번에도, 라면 한개에 계란 하나 넣어서 해먹습니다.

이제 1/3 왔으니, 다리를 독려하며 다시 출발 합니다.



갑자기 남은 2/3 다 건너뛰고, 하산완료 입니다.. ㅋㅋ
산세가 험한데다, 그다지 찍을만한 풍경은 없어서 냅다 달려 내려왔네요 ㅎㅎ

얼굴에 소금끼이고, 머리카락 엉킨게 장난 아닙니다.
사진 좌측에 있는 화장실에서 몸 좀 가다듬을려고 했더니, 동파방지로 화장실 폐쇄했답니다.. 이런.. ㅡㅡ

별 수 없이 벤치에 앉아, 땀에 젖은 장갑이랑 비니 좀 말리고, 땀에 쩔은 오버트라우저도 벗어서 말립니다.. ㅋㅋ
몸과 얼굴, 머리카락은 물티슈로 대충대충. 

대충 몸 단장은 됐으니, 이제 서울가는 버스 타러 갑니다.
여기서 바로 탈 수 있음 얼마나 좋을까만....
중산리 버스 정류소는 여기에서 1.7Km를 더 내려가야 합니다.



중산리 버스정류소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저는 위의 배차시간표를 몰랐기에, 1시간을 저기서 기다렸습니다.. ㅋㅋ
저걸 알았다면, 중산리 탐방지원센터에서 저렇게 한가롭게 옷 말리거나 하진 못했을껍니다 ㅎㅎ



기다리는 동안, 해가 지고 있습니다.
해 뜨기 전에 시작한 산행이, 해 질 무렵까지 되다니. ㅎㅎ

저기 보이는 산이 천왕봉일까요...
그렇다면, 너무 가깝게 보이는 것인데.. ㅡㅡ



서울로 가실 분은, 중산리에서 원지까지 매표한 뒤, 원지 시외버스 정류소에서 내리면 됩니다.
(오후 5시 5분발 중산리 버스 탔는데, 5시 45분에 원지 도착해서 5시 50분발 서울행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

동서울에서 백무동으로 갈 때와는 다르게, 버스가 우등고속 입니다!!!
지친 몸을 좀 더 편하게 하면서 갈 수 있습니다.

사실, 저 고속버스는 진주에서 출발, 서울 남부터미널로 가는 우등고속버스 이지요.
진주에서 타게 되면, 비용이 원지보다 몇 천원 더 비싸게 나올 듯 합니다.
그러니, 자리 구하기 어려운 성수기가 아니라면, 굳이 진주까지 가서 서울행 버스를 탈 필요가 없습니다.
(원지에서 진주까지 가는 시간도 있고, 무엇보다 진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고속터미널까지 또 움직여야 합니다)

동서울에서 백무동까지 22,000원이었고,
중산리에서 원지까지 3,300원에 원지에서 서울(남부터미널)까지 16,800원이니 20,100원.
동서울에서 백무동은 심야구간이란걸 생각하면, 둘 다 교통비는 비슷하게 들어갑니다.


이렇게 해서,
오후 5시 50분 고속버스를 타고, 밤 9시 10분에 서울 남부터미널에 도착,
밤 9시 50분에 집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전날 밤 11시에 집 문을 나섰으니, 딱 23시간만에 돌아온 집.
이정도면, 당일치기의 한계까지 갔지 않았나 합니다.. ^^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리산 종주를 한번 해 볼 생각입니다.
그 때 까지, 몸과 마음을 더 강하게 만들어서 다녀오겠습니다.

해가 바뀌었습니다.
바야흐로 2010년이 밝았고, 필자 여름눈의 입장에서도 2010년은 새로운 시작을 해야하는 의미 깊은 해 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동생과 단 둘이 여행을 떠났습니다.
가족여행으로는 가본 적 있지만, 동생과 둘만의 여행이라니.. 이제껏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목적지는 제주도.
한라산에 눈도 제법 쌓였다고 들은 바 있어서, 역시 난생 처음으로 한라산을, 난생 처음으로 설산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난생 처음이 이번 여행에선 꽤 많네요..
동생과, 한라산을, 설산을 같이 하는 모든 것이 처음입니다.

4박5일의 여정으로, 출발 전 부터 여러가지 일으로 출발일자를 세 번 정도 바꾼, 시작이 조금 삐그덕 거리긴 했지만,
다녀와서의 결과는 아주 좋은, 뜻깊은 여행이 되었습니다.



제주에 도착한건 2010년 1월 8일 오후.
불행히 카메라 배터리를 가져오지 못해 제주시내에서 배터리를 급히 사고, 동생은 등산바지를 급히 샀습니다.
그리고 숙소로 출발.
숙소는, 전에 제주 올레 여행기에서 언급했던 적 있었던 풍림리조트 게스트하우스.
숙소에 이미 있던 2명과 다음날 한라산행 일정이 같아서 같이 움직이기로 하고, 모두들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1월 9일 오전 6시.
제각각인 알람소리가 들려오고, 일행 4명 모두가 일어났습니다.
저녁에 리조트 1층에 있는 패밀리마트에서 구입한 식량으로 간단한 아침을 해결하고, 산행준비를 마친 뒤, 리조트 현관에 있는 택시기사 대기소에서 콜택시를 잡고 드디어 한라산 성판악 휴게소로 출발합니다.

참고로, 풍림리조트에서 한라산 성판악 휴게소까지는 택시로 30여분, 요금은 2만5천원 입니다.
3인 이상이 갈 경우 택시이용이 빠르고 편리하지만, 2인 이하가 이용하기엔 비용부담이 약간 있습니다.
이 경우, 풍림리조트 앞의 강정천 버스정류소에서 5번 버스로 구 서귀 터미널로 이동 후 516로 시외버스를 타시는 것도 좋습니다.



오전 7시 30분. 아침에 좀 부지런 떨었는데도, 이런 시간에 성판악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제주/서귀 시내에서는 눈 한 줌 구경할 수 없는 정말 따뜻한 날씨였는데, 성판악에 다가갈 수록 눈이 많아지더니..
결국 택시에서 내릴 땐 발 목까지 올 정도의 눈이 쌓여있었습니다. (사람이 다니는 길엔 다져져서 발 밑에서만 있지요..)

벌써 많은 분들이 와계셨고, 또 이미 많은 분들이 등산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저희 팀도 도착해서 부랴부랴 스패츠/아이젠 신고, 스틱 꺼내고 비상식 확보하고.. 부산합니다.
그리고 오전 8:00, 드디어 성판악 탐방지원센터에서 진달래밭을 향해 출발합니다.



이녀석들, 단체사진 찍어준댔더니 설정질입니다..
사진 왼쪽에 있는게 동생이고, 그 외 두 명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일행입니다.
어쩌다보니, 다들 저보다 어립니다. 이제껏 게스트하우스에서 저보다 어린 사람은 거의 찾아보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
이렇게 급조해서 팀을 꾸리게 되었는데, 덕분에 나름 즐거운 제주 여행이 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탐방로 초입.
아침 햇살을 곱게 받은 삼나무 군락이 멋들어진 자태를 보입니다.




사진 찍어준다고 뒤돌아보라고 했는데...
한 녀석의 발이 빠져버립니다.. ^^;;
화면 오른쪽에 보이는 안전펜스는 원래 사람 허리까지 오는 높이입니다.
눈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 짐작 하실 수 있을꺼라 생각됩니다.



정말 곳곳에서 모여있던 까마귀들.
그 덩치가, 거짓말 조금 보태면, 수리만 합니다..
한번 쪼이면.. 많이 아플듯 합니다만, 다행히 사람에게 적대적이지는 않은가 봅니다.



갑자기 하늘이 넓게 보입니다.
진달래밭에 거의 다 온 것입니다..
여기서 한 컷 날립니다.. ^^
참고로, 저거 찍으려거 등산로를 두 걸음 벗어났을 뿐인데, 발이 푹 빠져버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나무에 내린 눈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되지 않습니다만,,
꼭 한번, 직접 눈으로 봐두는 것을 권합니다.. ^^



드디어, 오전 10시 45분, 진달래밭에 도착했습니다.
2010년 1월 9일 당시 진달래밭의 적설량은 무려 80cm였습니다.. ^^
(참고로, 이 글을 쓰고 있는 1월 15일 현재 진달래밭의 적설량은 100cm입니다..)

춥고 힘든 눈길에 다들 언 몸을 녹이고, 주린 배를 달래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파는 라면을 먹으러 줄을 섭니다.
그 좁은 대피소 안에, 세겹 네겹씩 줄이 서지고, 라면 사는데만 30분 넘게 걸리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동절기에는 12시 30분에 백록담 탐방로를 통제하는데, 라면 사는 줄 때문에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습니다..
라면을 후다닥 먹고, 정리하고, 물 빼고, 옷매무새 고치고,,
12:00.. 백록담을 향해 출발합니다.



진달래밭을 출발하고, 끝이 없을 것 같던 눈나무 터널의 끝이 보이더니, 드디어 푸르디 푸른 하늘이 활짝 열립니다.

동생은, 사진찍는데 여념없습니다.
말 그대로 작가주의를 실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구름은 제 발 아래에 있게 되었습니다.
근데,,
분명 등산 중 안개나 구름을 만난 적 없이 드문드문 보이는 하늘은 모두 파랗게 깨끗했는데.. 저 구름은 어디서 온걸까요..



저 멀리 보이는 곳이 한라산 정상 입니다.
왼쪽으로, 사람들이 나사선 모양으로 꾸물꾸물 올라가고 있는것이 보입니다.
이제 얼마 안남았구나.. 좀 더 힘내자고 스스로에게 격려합니다.



점점 경사도가 가팔라집니다.
눈이 많이 쌓여서, 탐방라인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파뭍였거나, 아님 조금 위로 나와있는 정도이지요..
이 상황에서 저리로 실수라도 해 떨어지는 날이면,, 대책 없겠다 싶어 저도 모르게 다리와 허리에 힘이 실립니다.

근데, 저 구름들은 가만히 보고있자니, 서귀 쪽에서부터 백록담 쪽으로 몰려오고 있는 구름입니다.. ㅡㅡ;;
조금 더 빨리 가지 않으면, 백록담을 깨끗하게 볼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드디어!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던 계단의 끝이 보입니다.. !!
사실, 정상이 눈에 보이면서부터 정말 정말 줄어들지 않았거든요...
여기서 10분만 더 올라가라고 했었으면, 아마 틀림없이 좌절하고 못올라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역시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
진달래밭 대피소에서는 3천명 정도가 왔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기엔 5천명은 너끈히 넘어 보입니다.



백록담!! 입니다.
오후 13:00, 드디어 한라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신선이 백록을 타고 놀던 곳이라 하여 백록담이라고 합니다만,
저 사진을 보고 한눈에 자신있게 백록담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만한 분이 어디 계실까 싶습니다..
눈으로 완벽히 덮혀있으니, 저 한 가운데에서 백록이나도 뛰어 노닌다면 얘긴 달라지겠지만.. ^^;;



드디어, 인증사진 올립니다.
한라산 백록담을 배경으로.
근데, 사실 서 있는 것 조차 힘들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불고있는 상태에다가,
심각한건, 그 바람에 눈발이 실려서 얼굴을 타격하고 있는 상황이라.. 얼굴을 드러내고 사진찍기가 무척 곤란했습니다.. ㅡㅡ;;



그리고, 오후 1시 30분..
드디어, 감흥에 겨웠던 백록담을 뒤로하고, 올라온 코스로 내려갈지, 새로운 코스인 관음사로 내려갈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원래 숙소에서는 성판악-백록담-관음사 코스로 얘기가 되었지만, 아무리봐도 내려가는 길이 성판악이 더 쉬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정상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관음사 쪽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미리 얘기해둔게 있으니.. 저리로 가자.
그래서 관음사 코스로 하산 시작합니다.

뻥 뚤린 구름 사이로 제주 바닥이 보입니다.



관음사 코스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성판악 코스로 오르며 보아왔던 풍경들과는 전혀 다른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엄청난 바람과, 엄청난 눈이 내렸음을 내리막길에 한 발 내딛기 시작하는 순간 알게 되었습니다...
이거.. 선택 잘 한거 맞는걸까..



백록담의 광경에 취해버린 나머지, 구름이 우리 뒤를 쫒고 있었다는걸 까먹고 있었습니다..
이제, 슬슬 뒤쪽에서 구름떼가 들이닥치기 시작합니다.



헬리포트까지 내려왔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제껏 줄을 서서 내려가는 등산객들이 여기서 모두 정체되고 있습니다.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만 20분을 가만히 서 있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밑에서 누가 사고라도 났나.. 아님, 문제가 생겨서 길을 막고있나...

여기서 부터 삼각봉 대피소 까지.. 계속 이럽니다.
가다 서다..
슬슬 버스 대절해서 온 산악회 회원들과 배 시간 다되가는 사람들의 우려섞인 말들이 곳곳에서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삼각봉 대피소까지 내려온 나중에야 안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몰린데다, 길이 험하고 눈이 많이 쌓였는데도 최소한의 안전장구도 갖추지 못한 일부 등산객들 때문에 하산 시 조금만 경사지고 눈 쌓인 곳에선 잘 내려가지 못하고 버벅대니 뒤에서 계속 적체되어 이렇게 밀리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눈덮힌 겨울산은, 겸손한 마음으로 최대한 준비를 한 다음에 오를 것을 권합니다.
별 다른 준비 없이, 청바지에 운동화 하나 신고 쉽게 갈 수 있는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운 좋게 잘 다녀왔다고 해도, 그건 말 그대로 운이 좋았던 것 뿐이지, 나 자신이 잘나서가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렇게 기다리는 동안, 벌써 구름은 우리가 있는 곳을 덮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해 떠 있는 동안 하산할 수 있을까..



어떻게든, 불 타 소실된 옛 대피소까지는 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기상상태는 좋지 않습니다.



시간이 촉박한지, 다들 달리기 시작합니다.
저희야, 뭐 급할꺼 없으니, 페이스 맞춰서 갑니다.



장난 아니게 눈이 쌓여있습니다.
등산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발이 빠져서 허리까지 눈이 옵니다.



드디어, 삼각봉 대피소까지 왔습니다.
여기서 지체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물 버리고, 비상식 하나 까먹은 다음에 바로 출발합니다.



드디어, 관음사 휴게소로 하산 완료했습니다.
관음사 도착시간은 오후 5시.
오전 8시에 시작한 것이 오후 5시에야 끝났습니다.
총 소요시간은 9시간.
그 중, 진달래밭에서 소요된 시간과, 정상에서 사진 찍는다고 버린 시간을 합치면 2시간.
그러므로, 순수하게 걸린 진행시간은 7시간 입니다.

스패츠 벗고, 아이젠 정리하고, 스틱이랑 장갑 털고, 화장실도 갔다왔습니다.
콜택시를 불렀기에, 화장실에서 주차장까지 가는 길에 인증 한 컷.
격주 토요일로, 관음사 휴게소 까지 들어오는 시외버스편이 있지만, 오후 5시가 넘으면 끊깁니다.
아니면, 다시 30분을 걸어 내려가서 제주대 앞에서 시외버스를 타야 합니다.

덕분에, 제주시에서 콜을 불렀습니다. (관음사는 행정구역상 제주시 입니다)
기사님과 쇼부쳐서 2만7천원에 숙소인 풍림리조트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도착하고 나서 미터기 보니까 3만4천원 정도 나왔었는데.. 그냥 처음 흥정대로 2만7천원만 받아주신 택시기사님, 감사합니다.. ^^

사진에서 처럼 날이 많이 흐려서, 다음날 일정이 심각히 고민도 되었지만,
다음날이 되니 또 말끔하게 게인 하늘을 보며 신나게 올레길을 돌았습니다..
제주도의 날씨는, 특히 한라산의 날씨는,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하는게 정말인 것 같습니다.

'생에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은 이번 여행.
특히, 한라산 등반에서, 정말 좋은 추억과, 멋진 인연을 많이 만나게 된 것 같아 무척이나 즐거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여름눈의 제주 올레길 여행기

 

                     1. 올레꾼이 되기 위한 준비 편

                         2.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여행중 숙소]

                         3.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첫째날 - 9,10코스]

                         4.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둘째날 - 1코스]

                         5.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셋째날 - 2코스]

                         6.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넷째날 - 6코스] (작성중)

                         7.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다섯째날 - 7코스] (작성중)

 

 

 

- 비오는 올레길을 걷다..

 

 

2009년 12월 8일. 화요일. 제주날씨, '비'.
제주에 있는 기간동안, 비 한방울 안맞으며 여행을 마무리 할 수 있을꺼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만,
막상 비가 오니 조금 기분이 서글퍼지네요..

오전부터 게스하우스가 시끌벅적 합니다.
주인 아주머님이 비가오는 날에는 코스 보다는 '물오름' 오르는게 더 쥑인다고 강추연발하고 계십니다.
게스트하우스의 다른 식구들도 모두 주인 아주머님의 강추에 의해 물오름을 가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하지만, 저는 올레가 일단 우선이라 생각해서 올레 2코스를 비오는날 혼자 뛰겠다는 선언을 합니다.

그렇게 2코스를 가는 저와, 물오름을 오르는 다른 분들이 같이 차에 타고, 저는 광치기에서 먼저 내리고, 다른 분들은 물오름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제주의 날씨가 변덕스럽다는 것 하나 믿고 그냥 출발했는데..
비가 약간 주춤할 때는 있었지만, 그친 적은 없었습니다. 엄청 쏟아질 때도 있었고..
출발 전 숙소의 고마운 분 께서 우의를 주셔서 일단 가지고 다녔지만,
입고갔던 바람막이 재킷이 방수사양이라(하이벤트) 우의까지는 필요없이 뽀송뽀송하게 마무리 했습니다.

나중에 2코스가 끝나고 픽업될 때 들은 말이지만, 비오는 날의 물오름은 정말 환상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물오름을 오른 뒤 서귀포 명물 해물짬뽕까지 시원하게 한그릇 말고 오셨더라구요.
마땅히 밥먹을 곳 없어서 배 쫄쫄 굶으며 2코스 뛴 저는 왠지 모를 허탈감+소외감에..

숙소에서 해물탕과 김밥을 함께하며 달랬습니다.. ^^;;
전날의 저녁식사는 제주 자연산 민어회+매운탕, 오늘의 저녁식사는 제주 자연산 숭어회+매운탕+김밥이네요 ^^
제주에서 오히려 집에있을 때 보다 더 호강하며 살고 있습니다.


 

- 올레길 2코스 정보

-이미지 출처 : 제주올레 홈페이지 -


코스 경로(총 17.2km, 5~6시간)

광치기 해변 - 저수지 - 방조제입구 - 식산봉 - 오조리 성터입구 - 성산하수종말처리장 - 고성윗마을 - 대수산봉 입구 - 대수산봉 옛 분화구 - 대수산봉 정상 - 대수산봉 아래 공동묘지 - 혼인지 - 정한수터 - 온평초교 - 백년해로나무 - 우물터 - 온평포구

 

2코스 출발지 '광치기 해변' 찾아가는 방법
제주공항에서 : 1. 공항 국내선 도착 게이트 오른쪽의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100번 버스로 제주 시외버스터미널로 갑니다.(1,000원)
                      2. 제주-서귀포 '동회선 일주도로(성산 경유)'를 왕복하는 시외버스를 타고 '광치기해안'에서 내립니다.
                      3. 정류장에서 내려 해안가 방향으로 걸어가면 코스가 시작됩니다.

                      * 제주올레 홈페이지를 참고한 것이며, 직접 가보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해비지리조트에서 : 1. 공항국내선 도착게이트 왼쪽의 리무진정류소에서, 리무진버스로 1시간 뒤 해비치리조트에 하차합니다. (4,500원)

                            2. 또는, 아래 노선 시간표를 참고하여 공항에서 출발하는 해비치리조트 셔틀버스에 탑승합니다. (무료)

                            

- 이미지 출처 : 해비치 리조트 홈페이지 -
                             * 비수기에는 리조트 사정에 의해 시간변동/운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하루전 또는 당일에 스케쥴확인 필수입니다.

                             3. 해비치리조트 정문 앞에서 셔틀을 타고 '광치기해변'으로 이동합니다. (무료)


- 이미지 출처 : 해비치 리조트 홈페이지 -
* 읽는 예 : 첫째 테이블이 리조트->목적지, 두번째 테이블이 목적지->리조트 도착시간입니다.
                              4. 코스 시작점에서 바로 내려주니, 따로 찾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 1회차 올레셔틀을 타기 위해서는, 대한항공 김포발 6시 30분 첫 비행기편을 이용해야 합니다.  
                                 또한, 1회차 올레셔틀은 공항에서 해비치 까지 무료셔틀버스로 이동하면 시간상 이용할 수 없습니다.               
                              * 2회차를 탈 경우, 3회차 온평리 도착 시간은 18:15분. 갭이 4시간10분 밖에 없으므로, 무리가 있습니다.
                                 광치기해안에서, 식산봉으로 코스를 따라가지 말고, 홍마트로 바로 간다면 셔틀시간에 맞출 수 있습니다.
                              * 12시에 출발하는 공항셔틀을 타고 2회차 올레셔틀을 광치기해변 까지만 이용할 경우엔 상관 없습니다. (무료!)
                              * 해비치 리조트 홈페이지를 참고한 것이며, 직접 가보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 비수기에는 리조트 사정에 의해 시간변동/운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하루전 또는 당일에 스케쥴확인 필수입니다.
풍림리조트에서 :  1. 공항 국내선 도착 게이트 왼쪽의 리무진 정류소에서, 리무진버스로 50분 뒤 풍림리조트에 하차합니다. (4,500원)
                         2. 풍림리조트 정문 앞에서 셔틀을 타고 쇠소깍으로 이동합니다. (무료)

                            

                                                  -이미지출처 : 네이버 까페 바닷가 우체국 -

                         3. 쇠소깍에서, 해비치 리조트 셔틀로 갈아타고 해비치호텔로 갑니다. (무료)            

                          

                                                              - 이미지 출처 : 해비치 리조트 홈페이지 -

                         4. 위의 해비치리조트에서 찾아가는 방법에 있는 셔틀시간을 참고해, 광치기해안으로 가는 셔틀을 탑니다. (무료)

                         * 풍림리조트 출발 기준으로, 쇠소깍행 풍림 1회차-> 리조트행 해비치 1회차-> 온평리행 해비치 1회차로

                            이용 가능하며, 3회차까지 세 번 모두 같은 방법입니다.

                          * 회차별 올레길 1코스 가능 여부는 위의 해비치리조트에서 찾아가는 방법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귀포시에서 : 1. 신서귀포터미널에서 제주-서귀포 '동회선 일주도로(성산 경유)'를 왕복하는 시외버스를 타고 약 50분 뒤 
                           광치기해안에서 내립니다. (2,500원)

                      2. 해안쪽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코스 시작점입니다.

코스 개요

제주 올레 2코스는, 성산일출봉이 바로 앞에서 보이는 광치기 해안에서 대수산봉을 거쳐 온평포구까지 내륙을 따라 걷는 코스 입니다.

 

코스의 길이는 긴 편이나, 처음에 나오는 식산봉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힘들다고 할만한 오름이 없이 평탄한 길로, 쉬운 편입니다.

특히, 대수산봉에서 혼인지까지 가는 길은 억새가 양 옆으로 그림같이 펼쳐져있는 곳으로, 저 멀리 아스라히 지평선도 보이는 고즈넉한 길입니다.

단, 광치기해안에서 식산봉으로 가는 길에 올레표식이 잘 눈에 띄지 않아 길을 잃기 쉬우므로 주의해야합니다.

 

또한 2코스는, 특별히 차도를 따라 걷는 길이 많으므로, 주위에 통행하는 차량에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올레길 2코스 탐방기



비가옵니다..

하지만, 사진에서는 전혀! 표가 나지 않네요.. ㅠㅜ

비를 쫄쫄 맞아가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덕분에, 사진도 거의 못찍었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위는, 광치기해안에서 서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이끼가 끼어서 녹색으로 보이는 돌들과 진한색의 모래, 푸른 바다가 광치기의 매력입니다.

 

광치기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입니다.

날씨가 정말 안좋습니다.. ㅠㅜ

이 때 까지만 해도, 코스를 돌까.. 일행따라 물오름을 갈까.. 정말 심각하게 고민중이었습니다.

 

거의 폭우수준으로 비가 왔습니다.

카메라를 꺼내들수도 없고, 앞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표식을 어렵게 어렵게 확인하고 겨우 대수산봉까지 왔습니다.

갑자기 여기 왔더니 비가 싹 그칩니다.. ㅡㅡ

 

제주어로는 큰물메.. 라고 하고, 한자로 대수산봉이라고 씁니다.

고성리를 가르는 큰 물이 흐르고, 그 물을 중심으로 양 옆에 산이 있습니다.

이 산을 큰물메, 작은물메라고 부르는데, 올레길은 이 중 큰물메, 즉 대수산봉을 관통합니다.

 

대수산봉을 오르고 있습니다.

비는 오지 않습니다만,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습니다.

저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입니다.

빙빙 돌아서 참 멀리도 왔습니다.

 

 

대수산봉에 있는 공동묘지.. 입니다.

숙소에서, 어떤분이 저 앞을 지나갈 때 너무 무서웠다고 하길레, 얼마나 묘지터가 크길레.. 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김해공원묘지에 비한다면 정말 작은 규모입니다.

시간이 조금 늦어서 해가 길 때, 혼자 여길 지나가게 된다면 조금 무서울 수도 있겠습니다..

 

말들도 쫄딱 젖어있습니다..

털이 젖어있는 말은 태어나서 처음봤습니다.. ^^

저놈 참 눈빛이 선합니다.

 

 

열심히 다음 목적지인 혼인지로 걸어갑니다.

2코스는, 길이 정말 잘 되어있다.. 라고 생각하고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저기를 지나자 마자 생각이 싹 바뀌었습니다.

비만 안왔으면 그 생각이 변할 일 없었겠으나, 비가오니, 군데군데 웅덩이가 생깁니다. 그것도, 생각보다 깊게.

방수사양의 중등산화를 신고왔기에 망정이지, 운동화였다면 발가락이 퉁퉁 불었을것 같습니다.

 

아.. 드디어, 혼인지에 거의 다 왔습니다.

대수산봉 까지도 차도로 많이 걸었겠지만, 여기서는 조금만 차도를 이용합니다.

다시 비가 슬슬 옵니다. 아까보단 적게 옵니다만, 가랑비에 옷 젖는 법이지요.

 

혼인지에 도착했습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잠시 건물 밑으로 들어온 사이에 하루종일 수고해주고 있는 재킷을 한 장 찍었습니다.

저 옷을 살 땐, 원래 고어텍스를 사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아쉽게 구입한 하이벤트 재킷입니다.

산 이후로 비 맞을 일이 없었는데, 이 날 혹독하게 비를 맞았습니다만, 재킷 안으로 물 한방울 안들어왔습니다.

가격대비 뛰어난 성능에 하루종일 감탄에 또 감탄을 했습니다.. ^^ 

 

혼인지는 삼성혈에서 태어난 탐라의 시조 고/양/부氏의 3신인이 동쪽 바닷가에 떠밀려온 함 속에서 나온 벽랑국 세 공주를 맞이하여 각각 배필을 삼아 이들과 혼례를 올렸다는 곳입니다.

일본어를 배워서 그런지, 처음에 혼인지라고 들었을 땐 '절'일줄 알았습니다만, 저런 곳이었습니다.

역사자료관이 있고, 위에 보이는 저 연못을 한바퀴 빙 둘러서 정문을 통과해 밖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20분 정도.. 도로 옆을 걷고, 마을길을 걸으면, 온평포구에 도착합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부니, 파도 또한 거세게 칩니다.

땀 한방울 나지 않고, 12월이지만, 시원하고 좋습니다.

 

이렇게 온평포구에 도착한 것으로, 2코스 탐방이 종료되었습니다.

온평포구의 정자에서 시드 게스트하우스의 주인 아주머님께 연락하고, 15분 뒤에 픽업당해 다시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

 

비가와서 사진을 거의 못찍어서 그런지.. 이번 여행기 5편은 내용이 좀 부실한 감이 있네요..

 

 




 

 

 

이번 편은 여기까지.

그럼, 다음편에서 또 뵙겠습니다.. ^^

 

 

 

 

 

 

여름눈의 제주 올레길 여행기

 

                     1. 올레꾼이 되기 위한 준비 편

                         2.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여행중 숙소]

                         3.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첫째날 - 9,10코스]

                         4.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둘째날 - 1코스]

                         5.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셋째날 - 2코스]

                         6.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넷째날 - 6코스] (작성중)

                         7.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다섯째날 - 7코스] (작성중)

 

 

 

- 제주 서쪽에서 동쪽으로 점프.. 그리고, 숙소로 점프.

사실, 여름눈은 첫 날만 올레길 돌고, 둘째 날 부터는 스쿠터 렌트해서 내키는대로 제주 일주를 하려 했습니다.

전날 9코스와 10코스를 돌며 제주의 풍경과 바람을 몸껏 맞으며 걷다보니, 머릿속과 마음속의 묵은 잡념들이 확 날아가면서 정말, 몇 년 만에 깔끔하고 후련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편도로 티켓 끊어 내려온거.. 1코스부터 제대로 시작해보자..

라는 생각을 이 날 오전, 온천에 몸 담그며 한 것입니다.. ^^

암튼, 그렇습니다.

 

10시에 산방산 게스트하우스를 체크아웃 하고, 버스를 타기 위해 정거장에 왔습니다.

분명 40분마다 있다는 시외버스가, 한시간을 넘게 기다리고 있는데도 오지 않습니다.

결국 1시간 20분만에 온 시외버스를 타고, 신서귀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50분.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성산 시흥리 1코스 시작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30분이었습니다. ㅡㅡ

 

또다시 5시 30분에 어김없이 지는 해.. 어제에 이어 1코스 역시 완주하지 못하고 갑문에서 스톱.

두번째 숙소로 우연히 알게된 시드 게스트하우스의 주인 아주머님에 의해 픽업당해 숙소로 점프했습니다. 

 

그리하여 서쪽의 9코스, 10코스 까지 돌다가 갑자기 동쪽의 1코스를 돌게된 이야기 입니다..

 

 

- 올레길 1코스 정보


-이미지 출처 : 제주올레 홈페이지 -


코스 경로(총 15km, 5~6시간)

시흥초등학교 - 말미오름 - 알오름 - 중산간도로 - 종달리 회관 - 목화휴게소 - 성산갑문 - 광치기해변


1코스 출발지 '시흥초등학교' 찾아가는 방법
제주공항에서 : 1. 공항 국내선 도착 게이트 오른쪽의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100번 버스로 제주 시외버스터미널로 갑니다.(1,000원)
                      2. 제주-서귀포 '동회선 일주도로(성산 경유)'를 왕복하는 시외버스를 타고 시흥리(시흥초등학교)에서 내린다.
                      3.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뒤에 1코스 시작점이 있고, 길 건너에 올레길 안내소가 있습니다.

                  * 제주올레 홈페이지를 참고한 것이며, 직접 가보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해비지리조트에서 : 1. 공항국내선 도착게이트 왼쪽의 리무진정류소에서, 리무진버스로 1시간 뒤 해비치리조트에 하차합니다. (4,500원)

                            2. 또는, 아래 노선 시간표를 참고하여 공항에서 출발하는 해비치리조트 셔틀버스에 탑승합니다. (무료)

                            

- 이미지 출처 : 해비치 리조트 홈페이지 -
                             * 비수기에는 리조트 사정에 의해 시간변동/운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하루전 또는 당일에 스케쥴확인 필수입니다.

                             3. 해비치리조트 정문 앞에서 셔틀을 타고 '시흥초등학교'로 이동합니다. (무료)


- 이미지 출처 : 해비치 리조트 홈페이지 -
* 읽는 예 : 첫째 테이블이 리조트->목적지, 두번째 테이블이 목적지->리조트 도착시간입니다.
                              4. 코스 시작점에서 바로 내려주니, 따로 찾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 1회차 올레셔틀을 타기 위해서는, 대한항공 김포발 6시 30분 첫 비행기편을 이용해야 합니다.  
                                 또한, 1회차 올레셔틀은 공항에서 해비치 까지 무료셔틀버스로 이동하면 시간상 이용할 수 없습니다.               
                              * 2회차를 탈 경우, 3회차 광치기 도착 시간은 18:05분. 갭이 3시간35분 밖에 없으므로, 무리가 있습니다.
                                해안도로까지는 갈 수 있으므로, 해안도로에서 광치기(또는 리조트)까지는 택시로 이동하는 편이 좋습니다.
                              * 12시에 출발하는 공항셔틀을 타고 2회차 올레셔틀을 시흥초등학교 까지만 이용할 경우엔 상관 없습니다. (무료!)
                              * 해비치 리조트 홈페이지를 참고한 것이며, 직접 가보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 비수기에는 리조트 사정에 의해 시간변동/운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하루전 또는 당일에 스케쥴확인 필수입니다.
풍림리조트에서 :  1. 공항 국내선 도착 게이트 왼쪽의 리무진 정류소에서, 리무진버스로 50분 뒤 풍림리조트에 하차합니다. (4,500원)
                         2. 풍림리조트 정문 앞에서 셔틀을 타고 쇠소깍으로 이동합니다. (무료)

                            

                                                  -이미지출처 : 네이버 까페 바닷가 우체국 -

                         3. 쇠소깍에서, 해비치 리조트 셔틀로 갈아타고 해비치호텔로 갑니다. (무료)            

                          

                                                              - 이미지 출처 : 해비치 리조트 홈페이지 -

                         4. 위의 해비치리조트에서 찾아가는 방법에 있는 셔틀시간을 참고해, 시흥초등학교 가는 셔틀을 탑니다. (무료)

                         * 풍림리조트 출발 기준으로, 쇠소깍행 풍림 1회차-> 리조트행 해비치 1회차->시흥초등학교행 해비치 1회차로

                            이용 가능하며, 3회차까지 세 번 모두 같은 방법입니다.

                          * 회차별 올레길 1코스 가능 여부는 위의 해비치리조트에서 찾아가는 방법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귀포시에서 : 1. 신서귀포터미널에서 제주-서귀포 '동회선 일주도로(성산 경유)'를 왕복하는 시외버스를 타고 약 1시간 뒤
                           시흥리(시흥초등학교)에서 내립니다. (2,500원)

                      2. 시흥초등학교에서 내리면, 오른쪽에 올레길 안내소가 있고, 길 건너 왼편에 1코스 시작점이 있습니다.

코스 개요

제주 올레 1코스는, 누구나 제주도에 여행오면 한번쯤은 가본다는 성산 일출봉을 바라보며 걷게되는, 올레길 중 가장 먼저 생겼으며 그 인기도 상당히 높은 코스 입니다.


시흥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말미오름'과 '알오름'이라는 높지 않은 두 개의 오름을 오르게 되는데, 특히 말미오름에서는 멀리 보이는 성산 일출봉과 우도가 눈에 시원하게 들어오며, 알오름은 사유지인 말 방목장을 가로질러 오르는, 어느 때 보다 말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이후 일주도로변을 따라 나있는 한적한 길을 걷가 종달리에 도달하는데, 이후로는 해안도로를 따라 성산갑문을 지나 성산 일출봉 앞을 경유해 광치기 해변까지 이어집니다.


이 올레길은, 한라산 쪽의 내륙과, 일출봉/우도 쪽의 바다를 동시에 관람 가능하고, 15Km라는 적당한 길이에 적당한 오름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힘 많이 들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코스입니다.

단, 여기서도 종달리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마땅한 간식거리를 구할 수 없으므로, 미리 준비해서 출발해야 합니다.



- 올레길 1코스 탐방기

 

산방산에서 성산까지.. 정말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무려, 서귀포 까지 가서, 다시 성산까지 가는, 시외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가는 길이었습니다.

산방산 탄산온천 정류장에서 1시간 20분을 기다린 것도 그렇지만, 신서귀 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무려 40분을 기다리는, 대기시간만 2시간을 버려버리는 만행을 저지른 끝에 도착한 시흥초등학교.. 1코스.

그래도, 반갑습니다.. ^^


대문으로 쓰고있는 사진을 재탕합니다.

여기서 직은거거든요.. ^^

제주올레길이라고 씌여져있는 푯말은 돌아본 코스 중에서는 여기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 30분 정도로 기억합니다.

이제, 1코스 시작합니다.


시간이 늦었으니, 사진은 일단 제쳐두고, 씩씩하게 걸어나가기 시작합니다.

다음날 비가온다는 낭보도 접했고, 하늘을 보니 정말 다음날 비가 올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평지로 보일지 모르나, 20도 정도의 경사길 입니다.


2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첫 오름인 말미오름입니다.

초입에서 올라가는게 아니라, 옆에서 정상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길이 그렇게 험하지 않으므로, 어지간하면 큰 무리없이 즐기며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주만의 특색있는 풍경입니다. 돌으로 담을 쌓은 모습은, 언제 봐도 정겹습니다.

멀리는, 다른 여행을 통해서 벌써 세 번을 다녀 온 성산일출봉이 보입니다.


본격적으로, 말미오름을 올라갑니다.

역시 1코스라 그런지, 길이 잘 되어있습니다.

경사도가 조금 있는 곳은 나무로 계단이 대어져있고, 그렇지 않은 곳은 고무발판에 동앗줄로 미끄럼방지를 해놨습니다.

저 사진으로 경사도가 느껴질까요..? 대충 저정도 경사도의 오름입니다.


거의 다 올라왔습니다.

역시 사진을 안찍으니 빨리 오르네요. 덕분에 블로그에 올릴 사진이 별로 없어서 큰일이긴 하지만.. ㅋㅋ


사진에서, 아래로 보이는 들판을 보면, 그렇게 높은 오름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사면을 따라 피어난 억새가 바람에 한들거리고, 사진에선 잘 안보이지만, 멀리엔 풍력발전기들도 돌아가고 있습니다.


말미오름의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인적사항을 써야 통과 가능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니, 초소에 근무하시는 분께 인사하고 웃으며 써주셨으면 합니다.. ^^


구도를 바꿔서, 조금 더 찍어봤습니다.

역시, 아무리 카메라가 좋아봐야, 찍는 사람 실력이 형편없으면 그대로 반영되네요.. ㅡㅡ


말미오름이 끝나고, 이젠 알오름을 올라갑니다.

알오름은, 알처럼 동그랗게 생겼다고 해서 알오름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


알오름이, 말미오름보다 뒤에 있습니다.

알오름을 오르니, 우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구름이 낮게 깔립니다. 왠지 다음날이 불안합니다..


전날 만난 소랑은 달리, 여기서 만난 말들은 아무리 뚫어져라 쳐다봐도 눈을 마주쳐 주지 않습니다.

사실, 더 다가간 사진도 있습니다만, 이 녀석들, 다가가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그저 풀만 뜯고 있습니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입니다.

멀리 한라산도 보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한번 오를려고 했는데.. 못오른게 조금 아쉽네요..

시간내서 못다 돈 올레도 마저 돌고, 한라산도 한번 더 올라가봐야 할텐데요..


말미오름과 알오름을 다 오르내리고, 일주도로 옆길까지 걷다보면, 종달리에 진입합니다.

역시, 시간이 촉박하니 전날 만큼 카메라의 셔터를 팍팍 누를 수 없습니다.

전날 사진 찍는다고 시간 허비한게 생각났기 때문이지요.. ^^;;


땅이 척박했던 종달리에서는 바닷가 모래밭에 소금밭을 만들어 생계를 이어나갔다고 합니다.

종달리 마을회관에서 길따라 걷다보면 나오는 žx 종달리 소금밭인데요, 지금은 사유지로 그냥 놀고 있는 땅입니다.

žx날엔 여기서 소금장이 열리면 소금을 사서 반대편 모슬포 등으로 가기 위해 소금을 짊어지고 한라산을 넘어다녔다고 합니다.


사진의 왼쪽 길 따라 주욱 걸어가면, 해안도가 나오고, 해녀의집을 거쳐서 갑문에 도달합니다.

전날과 같이, 갑문에 도달했을 때는 이미 해가 져서.. ㅡㅡ

또 게스트하우스 차량으로 픽업당해 숙소로 점프했습니다.


아.. 시드 게스트하우스.. 어떻게 알게 됐을까요..?

사실, 전날 코스는 대충 훑어봤는데, 숙소까지는 확인 못하고 바로 쓰러져서 자버렸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1코스에 도착하고, 올레 안내소에서 숙소 문의를 했었는데,

거기서 안내해주시는 분이 알려준 곳이 바로 시드 게스트하우스..

근데, 그 안내소에 시드 게스트하우스 주인 아주머님이 놀러와서 계시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거길 알려준건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덕분에 주인 아주머님이 저를 유심히 점찍어놨고,

단번에 픽업해서 편히 숙소로 갈 수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 




 

 

 

이번 편은 여기까지.

그럼, 다음편에서 또 뵙겠습니다.. ^^

 

 

 

 

 

여름눈의 제주 올레길 여행기

 

                      1. 올레꾼이 되기 위한 준비 편

                         2.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여행중 숙소]

                         3.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첫째날 - 9코스 ,10코스]

                         4.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둘째날 - 1코스]

                         5.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셋째날 - 2코스]

                         6.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넷째날 - 6코스] (작성중)

                         7. 여름눈의 5박6일 올레 여행기 [다섯째날 - 7코스] (작성중)

 

 

 

- 여름눈, 4번째 제주에 오다..

필자 여름눈은, 금년, 2009년 12월 7일로, 제주도를 4번째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친척이 사는 것도 아니고, 그냥 놀러온 것만 4번.

격동의 70년대 말에 태어난(박통 서거 해..ㅡㅡ) 저는,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여행 다니는걸 꽤나 좋아하다보니 이곳저곳 쏘다니는 역마살이 끼였달까.. 국내는 국내대로, 해외는 해외대로..

암튼, 그렇습니다.


이전 까지의 제주 여행은, 말 그대로, 일반적이었습니다.

친구들과, 혹은 가족들과, 차를 빌려타고 해수욕장이나 해안도로를 돈다거나, 여미지/테디베어뮤지엄 같은 유명 관광지를 간다거나, 1,100고지에서 사진을 찍는다거나, 그랬습니다.

뭐,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좋았습니다만, 두 번을 넘어가니, 식상해졌습니다,

그래서 제주는 이제 볼 것 다 봤다.. 라는 기고만장한 생각까지도 해본 말 그대로 우물안 개구리였습니다.


조금씩(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이젠 세상과 엉겨서 살아가고, 썩 유쾌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일들도 이곳 저곳에서 생기고 하다보니, 속된 말로, 철이든다.. 라고 하나요.. 이제서야 슬슬 세상을 알아가고, 무서움을 느끼면서 지쳐갔습니다.


그런 와중에 발견한 제주항공의 김포-제주 편도 14,700원 짜리 비행기 티켓.

평일, 그리고 첫 비행기 한정인 프로모션이었지만, 기회다 싶어서, 전날 밤에 티켓 사고, 잠 안자고 이것저것 검색해본 뒤 다음날 새벽 5시, 김포공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오전 8시. 평상시였으면 이제 슬슬 일어날 시간이었던 이 시간에, 여름눈은 이미 제주공항에 도착했습니다.. ^^



- 6시간 동안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첫 목적지, 제주 올레길 9코스와 10코스.

숙소는, 게스트하우스가 괜찮다고들 이곳저곳에서 하지만, 생전 해보지 않은 숙박시스템이기에, 나름 긴장하면서, 한번 해볼만 하겠지.. 라는 심정으로 저 곳에서 숙박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밤 11시 부터, 다음날 새벽 5시 까지.. 6시간 동안, 제일 처음 알아본게 숙소이고, 그 다음에 숙소에 맞는 여행지를 골랐습니다.

게스트하우스를 보다보니 추천하는 곳이 몇몇 있었습니다. 그 중 한 곳인 산방산 게스트하우스..

네이버 카페를 운영하기에 들어가봤더니, 생각보다 괜찮은 듯 보입니다. 또, 온천도 같이 있습니다. 무료입니다.

평일이고 비수기이니, 예약같은건 필요없겠지.. 라는 생각으로 그냥, 여기로 결정했습니다.


오직 첫 날 일정만 생각하는데도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당연하지요. 여행의 컨셉도 잡지 않고 표만 덜렁 사놓은 입장에서, 6시간동안 알아내고 할 수 있을만한 것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


그러다 우연히, 진짜 우연히 알게된 단어가 '올레' 였습니다.

처음엔,  KT의 케치프레이즈인 '올레'로 알았습니다. 이녀석들, 제주도에서 뭔가 작당하고 있나.. 싶었습니다.

이런 생각에 시작한 인터넷 검색.

그리고 알게된, 국내에서 가장 성공하고, 또 가장 많이 찾는 트래킹 코스.  SES 여행.


이거다.

뭔가, 진흙탕 속에서 사금이라도 발견한 듯 한 기분이었지만, 사실 올레길을 여태까지 모르고 있었던건, 그리고 KT의 올레가 먼저 떠올랐던건 그냥 무식의 소치라고 하고 은근슬쩍 넘어갑니다.. ^^


잡설이 길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행기로 들어가볼까 합니다.



- 올레길 9코스 정보


- 이미지 출처 : 제주올레 홈페이지 -

코스 경로(총 8.81km, 3~4시간)

대평포구 - 박수덕 - 몰질 - 정낭 - 기정길 - 볼레낭길 - 봉수대 - 황개천 입구 동산 - 화순선사유적지 - 진모르 동산 - 가세기 마을올레(안덕계곡) - 화순 귤농장길 - 화순항 화순선주협회사무실


9코스 출발지 '대평포구' 찾아가는 방법
제주공항에서 : 1. 공항 국내선 도착 게이트 오른쪽의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100번 버스로 제주 시외버스터미널로 갑니다.(1,000원)
                      2. 중문까지 티켓을 카운터에서 구입한 뒤, 중문고속화버스를 타고, 약 50분 뒤 중문우체국에서 하차합니다. (2,500원)
                      3. 중문우체국에서 내려, 바로 길을 건너고 왼쪽으로 100m 정도 가면 나오는 시내버스 정류장(중문우체국)에서
                          대평리 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종점인 대평리에서 하차합니다. (1,000원)
                      4. 대평리 종점에서,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길 따라 5분 정도 내려가면, 바로 대평포구 입니다.
                      * 제주공항에서 대평포구에 도착할 때 까지 걸린 총 이동시간 : 2시간 20분
                      * 위는, 버스로 갈 수 있는 가장 최적 구간이고, 택시를 탈 경우, 비용은 약 3만원 정도, 1시간 반 정도면 도착 가능합니다.
                         일행이 4명이면, 길 걱정 없이 편하고 빠른 택시 이용을 권해드립니다.
풍림리조트에서 : 1. 공항 국내선 도착 게이트 왼쪽의 리무진 정류소에서, 리무진버스로 50분 뒤 풍림리조트에 하차합니다. (4,500원)
                         2. 풍림리조트 정문 앞에서 셔틀을 타고 대평포구로 이동합니다. (무료)

- 이미지 출처 : 풍림 리조트 게스트하우스 네이버 공식 까페 '바닷가 우체국' -
* 읽는 예 : 1회차 리조트출발 09:00은 출발시간, 10:15는 리조트 도착시간 입니다.
                          3. 대평리 종점까지 가는 버스와 같은 곳에서 내리므로,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5분 정도 따라가면 대평포구입니다.
                          * 제주 도착해서 1회차를 타기 위해서는, 대한항공 김포발 6시 30분 첫 비행기편을 이용해야 합니다.                  
                          * 2회차를 탈 경우, 3회차 화순항 도착 시간은 17:40분. 갭이 3시간15분 밖에 없으므로, 빨리 끝내야합니다.
                            풍림리조트 카운터에 짐을 맡길 수 있으므로, 가볍게 돌 수 있어 조금 빨리 걸으면 3시간 내에 완주 가능합니다.
                          * 비수기에는 리조트 사정에 의해 시간변동/운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하루전 또는 당일에 스케쥴확인 필수입니다.
                          * 풍림리조트 게스트하우스의 자세한 정보는, 위의 2번, 여행중 숙소 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귀포시에서 : 1. 서귀포 중앙로터리(일호광장) 서쪽정류장에서 대평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대평리 종점에서 내린다.
                      2. 바다 쪽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대평포구가 나온다.
                      * 서귀포에서 직접 가보지 않았고, 제주올레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정보입니다.  

코스 개요

제주 올레 9코스는, 작지만 아름다운 대평포구를 시작으로, 10코스 시작점인 화순항까지 이어지는 8.8Km의 비교적 짧은 올레길 입니다.

이 올레길의 하이라이트는, '박수기정'과 '안덕계곡'입니다. 대평포구에서 보이는 깎아지는 듯한 절벽이 웅장한 박수기정의 정상인 '기정'에서 바라보는 제주의 바닷물은 시리도록 투명한 에메랄드 빛의 장관을 보여주고, 안덕계곡에서는 운 좋으면 수 많은 원앙이 짝을 이루며 노니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단, 코스가 짧다고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박수기정과 안덕계곡을 가기 위해서는 등산에 가까운 올레를 해야하는데, 140m를 전후하는 높지 않은 곳들이지만, 돌맹이가 많이 깔려있고, 가파른 길도 있으므로 올레꾼에 따라 체력안배와 보충을 적절히 하지 않을 경우, 발 및 몸의 피로로 인해 빨리 지칠 수 있습니다.

최소한 운동화, 가지고 있다면 중등산화 정도를 추천하는, 짧지만 강력한 올레길 입니다.


박수기정을 넘고나면, 황개천 입구에 도달합니다. 여기에서 분기가 갈라지는데, A코스는 진모르를 거쳐 안덕계곡을 찍고 화력발전소 넘어로 나오는 정상 오름코스이고,  B코스는 안덕계곡을 패스하고 화력발전소를 지나 바로 10코스까지 가는 바이패스 길입니다.

만약, 박수기정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하여 풍림 셔틀시간에 촉박하거나, 체력에 자신 없을 경우엔 B코스로 바로 화순항 까지 가는 길을을 추천합니다. 무리해서 A코스로 진행하다가는 낭패보기 쉽습니다. (B코스에 접어들면, 30분이면 화순항까지 도착 하능합니다.)



- 올레길 9코스 탐방기

버스로 대평리 종점에 도착하던, 풍림 셔틀로 대평리에 도착하던, 여기서 내리게 됩니다. 대평리.
저 머릿돌과 정자가 보인다면, 머릿돌 왼편에 있는 길을 따라 들어가면 대평포구가 나옵니다.
단, 대평포구에 진입하면, 이후로는 간식거리를 살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머릿돌 왼편에(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있는 동네 슈퍼(대평슈퍼)에서 간식꺼리 및 음료를 꼭 보충하고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네.. 바로 저기가, 12월 7일 방영된 SBS 스페셜 편에 방영된 장소입니다.
9코스에 풍림리조트 셔틀로 사람들 막 내리고 하는 그곳이요.
그리고, 인터뷰 했던 슈퍼 주인아주머님이 바로 위에 말한 대평슈퍼 주인 아주머님입니다.. ^^
전 방송 보지 못하고 바로 아주머님을 봤는데, 방송에 나갔는줄 알았으면 아는척이라도 했을텐데 아쉽습니다..



대평포구 진입해서.
지금 계절에 제주도에 가면, 어딜가나 볼 수 있는게 돌/귤/소/말 입니다.. ^^
그 중 제일 많이 보게 되는게 바로 이 현무암 해안인데요..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장관을 사진에 그대로 옮겨올 수 없다는게 한탄스러울 뿐..
2009년 12월 7일은 유난히 따뜻하고, 날씨가 좋은 날 이었습니다.


박수덕 초입에서 몰질을 지나고, 정낭길을 따라 기정까지 오르고 있습니다.
몰질은, 예전 고려 때 청나라에 진상하던 말을 박수기정의 윗 난드르에서 키웠는데, 이 때 말들을 끌고 오르내리던 길이라고 합니다.
사진은 없지만, 이렇게 험한 길을 잘도 오르내렸네요.. 말들은.

저 멀리 해안선이 아스라이 보이고, 그 옆은 감귤/무/당근/감자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제주는 겨울인 지금도 여전히 푸릅니다.. ^^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박수기정은 대평포구 옆에 병풍처럼 놓인 깎아지른 절벽입니다.
'기정'은 벼랑의 제주 사투리로, 박수라는 이름은 지상 1m 암반에서 1년내내 샘물이 솟아나와 이 물을 바가지로 마신다는 뜻이네요..
특히 이 샘물이 피부에 좋다고해서 백중날 물맞이를 하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깎아지는 기정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이와같은 제주 바당의 물빛이 뼈에 시리도록 시원하게 보입니다. 



볼레랑길에 접어들었습니다.
기정을 지나 내려오는 길인데, 볼레랑은 제주 사투리로 보리수 나무를 뜻합니다.
내려가는 길은 계속 산방산이 마중을 해줍니다.


드디어 황개천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황개천을 따라 올라가면 A코스로 진입하고, 황개천다리를 건너면 B코스에 진입하게 됩니다.
거대한 현무암 지대인 제주도에서는, 위 사진의 황개천 처럼 물이 고인 곳이 몇 곳 없습니다.. ^^


또다시 열심히 올라갑니다. 자전거 용어로, 업힐이라고 하지요.. ^^
이번엔, 박수기정 때 보다 더 길고, 높네요. 대신, 길은 좋습니다. 바닥에 고무발판이 깔려있어 미끄러질 염려는 없네요.
꽤나 올라갑니다. GPS돌려보니, 아직은 해발고도가 160m 정도 밖에는 안됩니다.
근데도 전 이미 헉헉거리고 있네요.. 중간중간 벤치가 있어서 한번씩 쉬었다가 올라갑니다.

체력 약하신 분이나, 어지간한 여성분은 여기에서 리타이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의 경우는, 밤을 샜고, 아침/점심을 못먹은 상태라 그렇다고 자위해봅니다.. ㅠㅜ

여길 올라가다 보면, 소를 방목하는 목장을 지나칩니다. 그래서, 길 중간중간에 엄청난 소X를 발견안할레야 안할 수 없는데요,
그 크기에 압도당하고, 냄새에 한번 더 압도당합니다.. ㅡㅡ
위 사진 같은 곳은, 정말 발 디딜 틈 없이 소X으로 가득 메워져 있습니다.. 으윽..

올라가다, 난데없이 갑자기 소와 마주쳤습니다. 그것도, 눈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풀 숲에서요.
아무리 초식동물인 소이지만, 그 덩치로 저를 한번 밀어버리면, 저는 꼼짝없이 병원에서 몇 달 살아야 합니다.
남자지만, 그 당시 저 혼자서 소랑 독대했을 땐, 정말 소름이 일순 돋았었습니다..
그냥 절 피해서 돌아가준 그 때의 소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렇게 글도 쓰고 있습니다.. ㅠㅜ
 

역시, 올라가는 길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건물단지는 화력발전소 입니다. 이렇게보니, 완전히 흉물이네요. 이런, 경관을 완전히 망치고 있습니다.
왼쪽에 우뚝 솟아있는 봉우리는, 첫 날 숙소의 이름인 산방산 게스트하우스의 그 '산방산'입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저렇게 생긴 산을 보니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입산금지인 곳입니다.
그래도, 지역주민분들은 어떻게어떻게 해서 다들 올라가보시더라구요..
저 산은 올라갈 땐 네 발로, 내려올 땐 엉덩이로 내려온다는 무시무시한 곳입니다. 해발고도 300m 언저리인데.. 많이 험합니다.

화력발전소 바로 위로 보이는 작지만 옆으로 길어보이는 섬.. 저기가 10코스 중 한 곳인 송악산 입니다.
오늘 하루종일 눈에 보이는 것만 해도 엄청 멀어보이는 저 곳 너머까지 걸어야 합니다.
절로 힘이 들어가야 하는데.. 오히려 힘이 빠집니다. 아무래도, 밥 못먹고 잠 못자서 그런 것 같습니다.. ㅠㅜ


안덕계곡 사진은 어디로 갔는지, 난데없이 다 내려왔습니다.. 사진 정리하다가 지웠나 봅니다.. ㅡㅡ
완전 좌절입니다.. 어떻게 올라갔는데.. 그 멋진 곳을.. 이렇게 해서 한 번 더 갈 구실을 만들었습니다.. ㅠㅜ
자.. 다시 커다란 화살표가 나왔고, 이젠 평지이니, 룰루랄라 걸어봅니다.


역시 보이는 화력발전소.
저 흉물 때문에 오전에 올랐던 박수기정이 빛을 바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 화력발전소로 인해 마을분들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는걸 생각해보면, 용납해줄 수 있습니다.. ^^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화순항. 화순 해수욕장~!
이것으로 9코스가 끝나고, 이제 바로 10코스 올레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
참고로, 이렇게 올레길들은 코스와 코스가 연결되어있습니다.
코스가 끝난다고 뭔가 대단한 시설이 있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올레길이  표시가 있는듯 없는듯 하듯이, 올레꾼 역시 온듯 안온듯 흔적을 남기지 말고 다녀왔으면 합니다.


- 올레길 10코스 정보

- 이미지 출처 : 제주올레 홈페이지 -

코스 경로(총 15.5km, 4~5시간)

화순항(화순선주협회사무실) - 화순해수욕장 - 퇴적암 지대 - 사구언덕 - 산방산 옆 해안 - 용머리 해안 - 산방연대 - 산방산 입구 - 하멜상선전시관 - 설큼바당 - 사계포구 - 사계 해안체육공원 - 사계 화석 발견지 - 마라도 유람선 선착장 - 송악산 입구 - 송악산 정상 - 송악산 소나무숲 - 말 방목장 - 알뜨르 비행장 해안도로 - 하모해수욕장 - 모슬포항(하모체육공원)


10코스 출발지 '화순항(화순선주협회사무실)' 찾아가는 방법
제주공항에서 : 1. 공항 국내선 도착 게이트 오른쪽의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100번 버스로 제주 시외버스터미널로 갑니다.(1,000원)
                      2. 화순리까지 티켓을 구입한 뒤, 서부관광도로(평화로 경유)를 타고, 약 50분 뒤 화순리에서 하차합니다.
                      3.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길 따라 10분 정도 내려가면, 화순어촌계 옆에 화순선주협회사무실이 있습니다.
                      * 저는 위 코스로 직접 가보지 않았고, 2번 부터는 제주올레 홈페이지를 참고하였습니다.
풍림리조트에서 : 1. 공항 국내선 도착 게이트 왼쪽의 리무진 정류소에서, 리무진버스로 50분 뒤 풍림리조트에 하차합니다. (4,500원)
                         2. 풍림리조트 정문 앞에서 셔틀을 타고 화순항으로 이동합니다. (무료)

- 이미지 출처 : 풍림 리조트 게스트하우스 네이버 공식 까페 '바닷가 우체국' -
* 읽는 예 : 1회차 리조트출발 09:00은 출발시간, 10:15는 리조트 도착시간 입니다.
                          3. 10코스 시작점인 화순선주협회사무실 바로 앞에서 내려줍니다. 따로 찾아갈 필요 없습니다.
                          * 제주 도착해서 1회차를 타기 위해서는, 대한항공 김포발 6시 30분 첫 비행기편을 이용해야 합니다.
                          * 풍림리조트에서 숙박하며 10코스까지 완주하면, 11코스 부터는 셔틀이 없습니다.
                             11코스 이후로도 계획한다면, 10코스 시작일에 숙소를 옮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추천숙소는 산방산 게스트하우스이고, 9/10/11코스는 픽업 가능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행중 숙소편을 참고.
                          * 2회차를 탈 경우, 14:40분 부터 코스를 돌기 시작하는데, 10코스는 상당히 긴 올레코스에 속합니다.
                             빨리 돌아도 3시간 반은 걸리는데다, 겨울철에는 오후 5시30분이면 해가 지기 때문에 10코스 완주는 무리입니다.
                             해가 진 이후에는 올레 표식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해가 진 이후에는 숙소로 돌아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비수기에는 리조트 사정에 의해 시간변동/운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하루전 또는 당일에 스케쥴확인 필수입니다.
                          * 풍림리조트 게스트하우스의 자세한 정보는, 위의 2번, 여행중 숙소 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귀포시에서 : 1.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제주-서귀포 서회선 일주도로 시외버스를 타고 화순리에서 내린다.
                      2. 바다 쪽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화순선주협회사무실이 나온다.
                      * 서귀포에서 직접 가보지 않았고, 제주올레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정보입니다.  

코스 개요

제주 올레 10코스는, 화순해수욕장에서 하모해수욕장까지 해안가를 따라 계속 이어지는, 멋진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코스 입니다.

화순해수욕장의 백사장을 걸으며 시작하지만, 어느샌가 해송으로 둘러싸인 해변숲길을 거닐고 있고, 용머리해안을 넘어가면서 부터는 아름다운 형제도를 옆에 두고 형제해안도로를 따라 걸어 드라마 올인 촬영지인 송악산에 이르며, 이후 알뜨르 비행장을 거쳐 하모해수욕장에 도달하는 것으로 코스가 종료됩니다.


특별히 어렵거나, 등산을 해야하는 코스는 없습니다만, 해안가 백사장을 걷는다는 것은 모래가 발을 잡기 때문에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고, 힘이 듭니다.

하지만, 여기서 떨어진 시간은 사계/형제해안도로의 잘 되어있는 아스팔트길을 걸으면서 만회할 수 있으니 큰 문제 없습니다.


송악산은 보기보단 오르기 쉬운 코스로, 산 정상에 아직도 크리에이터가 남아있고, 아직도 화산재가 고여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대한민국 국토 최남단의 산이고, 마라도와 가파도가 손에 잡힐듯 가까이에서 보인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오를 수 없는 산인 산방산이 코스 가운데 있어서, 코스가 해안도로를 따라 빙 둘러가게 되었고, 그에따라 코스의 길이도 자연히 늘어났지만, 그 길이에 비해 지루하지 않고,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 참고로, 저는 9코스와 10코스를 돌면서 다 돌지 못하고 송악산에 도착했을 때 해가 져서 10코스를 마무리 했습니다.


- 올레길 10코스 탐방기

위에 써먹었던 사진 다시 재탕입니다. 10코스 시작이니까요.. ^^


화순해수욕장에서, 방파제용 인공구조물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저걸로 뭘 하려는건지는.. 현지 소식에 어두운 외지인 입장에서는 알 수 없지만, 뻘짓은 안했으면 합니다.
(뉴스에 보니, 방파제 건설한 곳 중 한 곳이 해일 등으로 인해 깨지고, 해녀들이 일을 못해서 난리라고들 하던데..)


화순해수욕장 옆의 도로를 조금 따라가다보면, 저렇게 갈대받이 보이고, 그 길을 따라 다리를 통과해서 해수욕장 백사장으로 들어가게끔 올레길이 되어져 있습니다.



화순해수욕장입니다. 왜 찍었는지.. 모르겠습니다.. ㅡㅡ
여기서는 광각렌즈로 서쪽을 찍으면 반드시 산방산과 송악산이 나옵니다.. ㅎ




화순해수욕장의 거의 끝입니다..
막상 저기에 도착해보면,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궁금하시죠..? ^^


화순 해수욕장에, 의자 두 개가 나란히 놓여져 있었습니다.
어떤 분이 저기에 나란히 앉아서 바닷풍경을 감상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사진에 좋은 오브제가 될 것 같아서 일단 찍어뒀습니다만, 그렇게 의도한 대로는 나오지도 않고..
사진 찍느라 시간만 허비했네요..


자.. 백사장을 걷다가, 난데없이 해안절벽 밑 퇴적암 지대를 걷기 시작합니다.
이럴 때 아니면 이런 곳을 또 언제 건너보겠냐 싶어서 마냥 신이납니다.
하지만 이 때가 시간이 시간이라, 슬슬 바닷물도 들어오고 있고, 바로 옆에서 출렁거리기 시작합니다..
마음이 급해지니, 멋진 풍경인데도 사진 찍는거 일단 보류하고 열심히 돌을 따라 점프하며 건너갑니다.
만조때는, 완전히 잠기는 길입니다. 물이 차거나, 해일이 일고있을 때는, 옆에 우회로를 이용하면 됩니다.


퇴적암을 넘어오면, 다시 조그마한 백사장이 나옵니다.


걷다보니, 예쁜 조개알이 보입니다.
또 쓸데없는거 찍는다고 시간 허비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느낌이 좋아서 바탕화면으로 쓰려고 합니다.. ^^


이제 해수욕장은 모두 건너왔네요..
사구를 넘을 차례입니다.
제주도에도 사구가 있네요.. ^^


산방산 옆 해안도로입니다.
처음엔, 설마 도로따라 다니겠어.. 라고 생각하고, 저 길은 아닐꺼야.. 라며 괜히 시간 허비하며 다른 길을 찾아봤었습니다만, 결국, 저 길이 맞았습니다..
산방산이 바로 옆에 있습니다. 이 날 숙소가 산방산 게스트하우스이다보니, 왠지 근처에 있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그 멀리서 보이던게 벌써 이젠 코 앞에 이렇게 있네요. 걷는게 느린 것 같지만, 의외로 빠릅니다.

9코스에 이어 하루에 10코스까지 두 코스를 돌려니, 허리가 끊어질 것 같습니다. 노트북까지 들고갔었거든요..

그냥 숙소로 점프할까.. 심각하게 고민하며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해안도로를 걷다보면, 갑자기 다시 해안가로 가라는 표식이 보이게 됩니다.
따라 들어가면, 산바다 레포츠가 있는 곳입니다. ATB  체험코스로 나름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4륜오토바이 한방 찍어줬습니다.


또다시 사구를 걷습니다.
날씨가 꽤 더웠는데, 울창한 나무들이 햇볕을 가려주니, 시원하고 좋습니다.


사구를 걷고, 다시 백사장을 걷다보니, 어느새 용머리에 도착했습니다.
사진 오른쪽에는 오전에 오르느라 수고한 박수기정이 보입니다. 물론 화력발전소도.. ㅡㅡ
이젠 조금만 더 걸어가면 완전 점으로 찍혀버릴 것 같은 기세입니다.




머리 해안에 설치되어있는 하멜기념비 입니다.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그 표류자 하멜입니다. 원래 일본으로 가는거였는데 어찌어찌 떠돌다 제주도까지 와버린.
하멜 상선 전시관도 있습니다만, 왠지 허접해보이고, 돈을 내야해서, 일단은 패스합니다..


용머리 입니다. 제가 볼 땐, 그냥 거북이가 목 빼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용머리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사진 왼쪽에 조그맣고 귀엽게 있는 갤리선이 보이는데, 옛날 하멜이 타고 들어온 배를 본따서 만든 상선전시관입니다. 이 길 끝나는 곳 까지, 그러니까, 사계리 전까지는 계속 해안길을 따라 걷습니다.


이제, 사계를 지나, 선사유적지도 지나, 송악산으로 가고 있습니다.
저 멀리 산방산이 보입니다. 벌써 이까지 걸어왔네요..
이 길은 아래 사진에서 보다시피, 형제도 해안도로 입니다.
해안길이 끝나고
아스팔트 길을 걸으니, 다리도 덜 아프고 속도도 납니다.
슬슬 해가 지려나봅니다. 누가 하늘에 붉은 물감을 풀었는지, 파란색이 붉은색으로 채색되고 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작은 섬 두 개가 형제도 입니다.
사계리에서 바라보면 섬이 하나 밖에 보이지 않는데, 조금 걸었는데도 두 개의 섬으로 확실히 보여주네요.

이젠 해가 완전히 저물기 시작합니다..
노을 지는게 예쁘길레 찍어봤는데, 이놈의 카메라는 주인 뜻대로 작 찍어주질 않습니다..

잠깐 찍는다고 한건데.. 다 찍고보니 이미 해가 거의 다 저물었습니다.

이 다음부터는 사진없이 열심히 걷기만 했네요.. 해가 졌으니까요.
근데, 순식간에 깜깜해졌습니다. ㅡㅡ
가로등 같은 것도 많이 없고, 너무 어두워서, 송악산까진 어떻게 도착은 했습니다.
바로 산방산 게스트하우스로 전화해서 픽업요청하고, 15분 뒤, 차가와서 그 편으로 바로 숙소로 점프.

용머리 해안에서, 라면만 먹지 않았어도..
사진 찍는다고 시간소비한걸 조금 더 아꼈어도.. 아마 다 돌 수 있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용머리 해안에서 라면 안먹었으면, 아마 배고파서 송악산 가기 전에 쓰러져서 여행이 끝났을 것 같네요.. ^^

덕분에, 오늘은 9코스를 돌고, 10코스는 송악산 까지 간 걸로 마무리 입니다.
 

 

 

 

 

이번 편은 여기까지.

그럼, 다음편에서 또 뵙겠습니다..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