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수도 평양을 흐르는 대동강변을 끼고 1980년 광복절에 문을 연 평양 옥류관.

대동강의 물을 이용해 만든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이 곳은 평양의 대표 음식점이자, 북한의 대표 음식점이다.

 

한국인만 10만 명이 모여 산다는 중국 베이징의 왕징(望京).

여기에 북한에서 그 유명한 옥류관의 직영 분점 1호점이 있다. 바로 평양 옥류관 북경 분점. (참고로, 2호점은 북한 금강산에 있다)

 

사실, 북경에는 옥류관 이외에 북한정부에서 지분투자하여 공동운영하는 외식업소가 몇 곳 있다.

그 중 처음 개설된 곳이 바로 여기서 소개하는 옥류관이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외화수입이 생각보다 짭짤하자

다양한 식음료 사업을 전개하고, 지금도 열심히 확장 중에 있다.

 

이러한 북한의 업소들 중 유난히 옥류관이 유명한 이유는 처음 만들어져서인 탓도 있겠지만,

어느정도 따라주는 가격대비 음식의 품질과, 아마도 북한민족의 정기공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실제로 이러한 낫선 풍경 때문에 1원 2원에 목숨을 거는 중국인들도 꽤 많이 방문하여 즐기곤 한다.

 

국가보안법 시절과 같이 북한민족과 한마디라도 대화를 나누면 한국에 돌아와서 경을 치는 때도 아니고,

여행사의 고급 패키지 여행상품에도 하루 정도 옥류관 방문이 들어가는 지금의 시대이지만,

아직 이런 문화가 낫설고 생소한 분들을 위해 이번 기회를 빌어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5인 세트요리. 680元이다. (김치 포함)

냉채요리 위주로 구성되어있고, 반주 겸 식사로 5인이 적당히 즐기기에 부담없는 음식과 양으로 구성되어있다.

큰 접시에 담겨 나와 개인에게 덜어서 서빙된다.

보통 이 과정에서 서빙하는 북한의 복무원과 자연스럽게 담소를 나누는데, 철저하게 주체사상교육이 되어있다는걸 알 수 있다.

 

위에 보이는 술은 들쭉술로, 북한 토산품이며, 대외로 많이 알려진 대표적인 북한술이다.

700ml정도로 양이 많고, 40도 정도 되는 조금 독한 술이지만, 향이 좋고 목넘김이 부드러워 쉽게 마실 수 있다.

북한 현지에서는 중국 인민폐 기준으로 10元정도에 살 수 있으나, 옥류관에서의 가격은 170元이다. 

 

복무원 뿐 아니라 요리사 까지 북한에서 그대로 들여와 바로 만들기 때문에 북한 음식 특유의 담백한 맛이 잘 살아 있다.

약간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처음에는 싱겁다고 생각될지 모르겠으나, 먹다보면 그 자연스러운 맛을 잘 느낄 수 있다.

 

위에 보이는 주요 재료와 술은 고려항공의 북경-평양 정기 비행기편으로 매일 직접 공수되어 재료의 품질과 신선함이 우수한 편이다.

 

 

 

 

위 세트요리에 포함되어있는 식사인 냉면.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요리이다.

별품인 평양냉면과 재료는 같으나, 세트요리에 포함된 것이라 양이 본품보다 1/3정도 작고, 5개가 나온다.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평양냉면과는 맛이 다르다.

육수는 담백하고 시원하며, 면은 약간 굵으면서도 부드럽고 탄력이 좋다.

 

특이한 점은 북한 복무원이 식초를 뿌려주는데, 보통 한국식으로 육수에 식초를 뿌리는게 아니라

면을 집어 올려 면 위에만 식초를 뿌려준다.

면에 직접 식초를 뿌려 먹어야 평양냉면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우리 테이블을 서빙한 려금옥이라는 이름의 북한 복무원. 올해나이 23살이고, 근무한지 1년정도 되었다고 한다.

이래저래 얘기를 하다보니, 다른 곳도 서빙을 해야 하는데 유독 우리 테이블에서만 오래 머물러 있어야 했다.

금옥씨 사진 찍겠다고 했더니, 자기는 혼자서는 사진 찍지 않는다고..

결국 일행들이 돌아가며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필자랑 같이 찍은 사진은 안타깝게도 조금 흔들려서 제일 위에 조그맣게 올려놓았고, 위 사진은 같이간 일행의 사진.)

색동저고리와 말총머리, 빠알갛고 조촘한 입술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 없는 려금옥씨. 역시 같은 한민족이었다. 

 

주무한 음식을 차례로 내오면서 직접 식그릇에 인원수대로 나눠 서빙해주며, 술을 주문하면 술을 따라주기도 한다.

이런자리에서 정치나 사상얘기를 하는 것은 상당히 실례되는 행동이니, 가벼운 이야기를 주로 건네며 얘기하며 함께 웃고, 함께 즐긴다.

 

잘 알고있으리라 생각되지만, 북경의 옥류관에서 근무하는 북한민족은 상당히 우수한 엘리트 집단이다.

4년제 대학을 다니거나, 다녔고, 최소 한가지 이상의 기예를 가지고 있으며, 정치/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안의 자제들이다.

이들은 북한내에서 철저히 주체교육과 기예교육을 받고 넘어왔으며, 중국내에서 다시 자본주의사장에 맞게 재교육한다.

따라서 근무한다는 개념보다는 봉사한다는 개념에 더 가깝게 일하며 (이들의 한달 수당은 미화 100$정도.)

자신과 국가에 대한 프라이드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얘기를 잘 못하면 토라져서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까지 웃는얼굴 보기 힘들 것이다. 

 

개인적으로 왼쪽 가슴에 달고 있는 김일성 뱃지가 하나 갖고싶어 달라고 했으나,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며 거절당했다.

알고보니, 저 뱃지는 북한민족들은 초상화라고 부르는 물건이고, 정말로 돈으로 살 수 있는게 아니었다. 지급받는 물건이다. 

 

 

 

 

 

 

 

북경 옥류관의 가장 큰 특징으로, 북한 복무원들의 하루 2회 공연을 들 수 있다.

점심시간대에 한 번, 저녁시간대에 한번. 필자는 점심시간대에는 방문해본 적이 없고,

위 사진과 같은 저녁시간대 공연만 두 번 관람한 적 있다.

(저녁시간 공연은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하며, 8시30분에 종료된다.)

 

첫 곡은 한국사람들도 익히 알고있는 반갑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곡은 다시만나요.

부산 아시안게임 때 내려온 북한 응원단이 부르는 것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노래들이다.

중간중간 장고와 북을 이용한 민속춤, 그리고 전통민요, 중국노래, 북한노래가 돌아가며 불려진다.

 

이들 공연에서 특이한 점은, 따로 공연팀이 있는건 아니고, 서빙을 하는 복무자들이 옷을 갈아입고 공연을 한다는 것이다.

잘 서빙하다가 안보인다 싶어서 둘러보면 앞의 무대에서 노래부르고 있고, 뒤에서 피아노 치고 있으며, 드럼을 치고 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복무원들은 다들 한가지 이상씩의 기예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공연의 편성에 따라 공연시간에는 옷을 갈아입고 공연에 참가한다.

 

다시 공연이 끝나서 옷을 갈아입고 서빙을 할 때, 공연 잘 봤고 잘 한다고 필자가 말을 거니,

쑥쓰러워하며 자신은 잘 못한다고 말해주는 어린 면도 잊지 않았다.

 

아랫사진에서 공연자가 들고있는 꽃은 관람자가 사서 줘야 하는 것으로, 인민페 100元이다.

좋은 공연에 대한 답례로, 꽃이 공연자에게 전해지면 공연자는 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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